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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로그 마이가든



2012/01/24 01:03

2011.8.5 구름터의 북유럽 여행6 - 송네 피오르드 2011 덴마크,노르웨이

2011.8.5 송네 피오르드

버스, 기차, 트램, 보트, 기차, 버스, 앞으로 20시간동안 탈 것들이다.
아침 8시 11분에 오슬로 역에서 출발하는 호로노프행 버스를 타고(원래 버스는 일정에 없는 건데 철로 공사 때문인지 버스로 한시간 거리인 다음 역에 가야한단다.), 고속열차를 탄 후에 뮈르달에서 하차, 그곳애서 플롬으로가는 트램(전차)을 탄다. 플롬에서 송네 피오르드를 관통하는 고속 보트를 타고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을 간다. 그리고나서 베르겐 기차역에서 오슬로행 야간열차를 타고서 밤새 달린 후에 호로노프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오슬로 중앙역으로 돌아오면 된다.


이제부터 시작!

지금은 초반부인 뮈르달행 기차 안이다. 숲과 바다를 볼 수 있는 해안 철도이기에 창밖을 넋놓고 바라본다. 
어제까지 맑았던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비오는 여행도 나쁘지는 않겠지.
아침 일찍 일어나 창밖의 흐린 날씨를 확인하고서는 우산을 챙길까 말까를 잠시 고민하다가 '짐은 가볍게'를 생각하며 그냥 나온 것이 조금 후회가 된다.
만약 우산을 갖고 왔는데 날씨가 개었다면 그것 또한 후회할 일이겠지. 그냥 맘 편히 가자. 이곳 비는 깨끗하겠지.

숲의 나라라는 인식 때문일까, 이곳에서 보는 나무들이 평화로워 보인다. 이 나무들은 앞으로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베어지는 일이 없겠지.
창밖의 나무들을 보면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이 떠오른다. 그리고 난 기차를 타고 있다. 어울리는 조합인데, 아쉽지만 나는 그 책을 읽지 않았다.

피오르드는 협만을 뜻한다. 복잡한 산악 지형의 안쪽까지 바다가 들어와 푸른 숲과 파란 바다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서쪽, 그러니까 노르웨이 서해안에 나타난 지형을 피오르드라고 부른다.

내륙지역에서 서쪽 바다로 갈게 뻗어 나가는 송네 파오르드는 오슬로애서 가장 가깝게 찾아갈 수 있는 피오르드이다.
물론 오슬로 역시 피오르드 지형의 일부이다.

갈아타는 교통이 많아서 걱정을 했는데, 특별한 어려움 없이 사람들이 움직이는 곳으로 휩쓸려 가면 된다.
버스는 기차 플랫폼 안에서 내려주고, 기차는 트램을 타는 곳 맞은편에 내려준다.
트램은 다시 배 선착장 바로 앞에서 내려주니 나는 그저 사진찍고 주위 경관을 구경하며 음악 들으면 되는거다.
장거리 여행임에도 잘 짜여진 시스템이 편안한 여행을 만들어 준다.

흐린 날씨는 결국 비를 쏙아내고 우산을 안챙겨온 나는 햇빛 가리개로 사용하는 모자를 쓴다.
지난 5월 생일날 친구가 선물해준 신기능 '고어텍스' 모자!
너무 고맙게도 비가 스며들지 않고 방울져 흘러 내린다. 
챙도 넓어서 목까지 보호해주니 정말 요긴하다. 
탁월한 선물을 해준 소중한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해야지.

뮈르달에서 플롬으로 이동하는 트램은 해발고도 864미터에서 출발해서 협곡 사이를 내려가 배 선착장이 있는 고도 2미터에 도착하는 기막힌 코스다.
20킬로미터 구간을 한시간동안 내려오는데 50년전에 이 철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마냥 신기하다. 
터널도 많고 아슬아슬한 절벽을 내려오는 동안 창문에 찰싹 달라붙어서 경치 구경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트램을 탔으니 이제 남은 하나, 배를 터면 된다. 플롬에서 베르겐까지 다섯시간을 이동하는 여객선.
역에서 한시간의 휴식시간이 있어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고 주위를 서성인다. 
관광지에 늘상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이것저것 구경한다.
북유럽 신화의 토르가 등장하는 어란이 동화책이 다양한 언어로 출판되어 판매되고 있는데 한글 동화책도 있다. 이곳에 한국 관광객이 꽤 많이 찾아옴을 짐작할 수 있다. 환전하러 갔던 은행 직원분께서 북유럽은 어르신들 효도관광 가는 곳라고 한 것이 생각난다. 손자들 선물용일까.
그 생각을 갖고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세계 각국의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기는 하다. 
물론 나같은 젊은 사람도 있다.

배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육지 사이에 들어찬 바다를 헤치며 서쪽으로 나아간다.
2층 갑판에 올라 사진을 찍는데 의외로 강한 바람에 헉 놀란다.
속도도 자동차보다 빠르니 'express boat' 라고 말한 이유가 있었다.
흐리고 약간의 비가 내리는 날씨여서 파란 하늘과 수풀이 우거진 피오르드의 수채화 대신 구름과 산, 바다가 회색빛으로 어우러져 환상적인 수묵화가 그려진다.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이 모습을 그대로 담아서 그림을 그렸을텐데, 할 줄 아는 거라곤 셔터를 누르는 일 밖에 없는터라 좋은 사진이 나오길 바라며 연신 카메라만 손에 쥔다.

다섯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서 쉬다가 졸라면 갑판으로 나가 새찬 바람을 쐬며 풍경 구경을 하고, 몸에 찬기가 느껴지면 다시 들어왔다가 지루해지면 또 나가고.. 다섯시간동안의 반복.

갑판 위에서 바라보는 피오르드의 풍경은 예전에 대한항공 광고로 이용되었던 베트남의 하룽베이의 모습과 흡사하다. 
산과 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대자연의 경관.
지난 겨울 요르단의 붉은 사막 '와디 룸'의 모습에서 붉은 모래가 짙은 바다로 바뀌었다는 생각도 해본다.
경험이 많을수록 이런저런 생각도 많아지는 것 같다.

바다에서 부는 바람인지, 산에서 부는 바람인지, 비바람인지, 배가 세차게 나아가는 바람인지 알 수 없지만, 마음 속에 있는 시름들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정신없는 바람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야한다. 안그러면 바람에 휩쓸려 날아갈지 모르니까.

피오르드를 통과하며 만나는 산(섬이러고 부르는게 나을까? 잘 모르겠다) 자락에 아담하개 지어져있는 나무 집들이 정겹다. 노랑, 하양, 빨강 등 특유의 원색적인 분위기가 푸른 자연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커다란 배낭에 캐리어를 끌고 여행 다니는 모습이 지극히 자연스럽다. 여행이라는 것이 젊음의 여부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시는 분들의 열정에 감동하고, 나 역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가끔씩 떠나는 여행은 나에게 동심과 젊음을 깨닫게 해주는 것 같다. 건강을 잘 지켜서 오래도록 여행다녀야지.

어느덧 다섯시간의 항해가 끝나고 서쪽 해안도시 베르겐에 도착한다. 두시간 후면 베르겐 역에서 오슬로로 향하는 야간열차를 탄다. 오늘의 일정은 끝!
베르겐은 노르웨이 피오르드 관광의 중심지라고 한다. 내가 지나온 송네 피오르드 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도시 트롬쇠를 오가는 열흘짜리 크루즈 여행도 이곳애서 시작한다. 해양 관광도시 베르겐.

남은 시간동안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듣기 좋은 노랫소리로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한 부녀 음악가가 있다. 노래를 부르는 아저씨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하나의 입인데 저음과 중음이 동시에 나오는 듯 갈라지는 목소리로 구성지게(?) 노래를 부른다. 베이스를 연주하고 코러스를 하는 아저씨의 따님은 어찌나 아름다우신지. 미모에 음악성까지 갖추고 있으니 크게 성공하리라 믿는다. 싸인이라도 받아둘걸 그랬나.

한 할머니께서 음악을 연주하며 노래 부르고 있는 여자분의 주머니에 기특하다는 듯 꼬깃꼬깃하게 접힌 지폐 한장을 슬쩍 찔러넣으신다. 노래를 부르는 이, 노래를 듣는 이 모두 유쾌한 시간. 나이, 인종 구분 없이 다함께 음악에 취한 순간, 유럽의 자유로움과 세대의 구분없이 어울리는 문화가 내심 부럽게 느껴진다.

배를 타면서 바람을 많이 맞아서일까. 몸이 으실으실 추워지기 시작한다. 어디 따뜻한 곳이라도 들어가고 싶은데 마땅히 갈곳이없네. 다행히 오슬로행 기차는 출발하기 한참 전부터 문을 열어놓고 승객들을 태우고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정신없이 잠들어서 표검사할 때 한번 깨고, 새벽을 맞이한다.

자고나니 개운하구나. 역시 잠이 보약!

< 기차 선로 공사 때문인지 한정거장을 버스로 가야합니다. 버스 십여대가 기차처럼 나란히 도로를 달리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 버스 중에 한대에 타고 있었죠. >

< 버스타면 잠이 솔솔... 외국 아저씨도 별 수 없나 봅니다. >

< 버스에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 아침 여덟시가 넘었는데 흐린 날씨 때문인지 새벽의 느낌이 전해집니다. >
< 이 물은 바닷물일까요? 민물일까요? >
< 뮈르달 역입니다. 이곳에서 해발 800미터에서 해수면까지 내려오는 트램을 탑니다. >
< 비오는 악천후이지만 여행은 즐겁습니다. 트램 뒤쪽에 만년설이 보이시나요? >

< 모두들 창가에 붙어서 풍경 바라보기를 즐깁니다. >

< 이게 무슨 폭포더라... 웅장한 폭포 관람을 위해 트램은 잠시 멈추어섭니다. 바깥에 나가서 구경하다가 비가 와서 다시 모자쓰고 나왔습니다. >



< 시원한 폭포의 물줄기 소리를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

< 트램에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 꽤 분위기 있는 사진 같아서 흐뭇합니다. >

< 동화나라가 이곳에도 있었네요. 눈과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따뜻한 마을 풍경 >
< 스쳐지나가는 기차역의 모습도 이국적입니다. (당연히) > 

< 두근두근 드디어 배를 타고 피오르드 여행을 떠납니다. >

< 배 뒤쪽 갑판에 서서 피오르드 경치에 흠뻑 취합니다. >

< 산과 바다가 하나로 된 모습 >

< 이런 곳에 사는 분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궁금해집니다. 집들이 너무 예쁘죠. >

< 옹기종기 모여서서 대자연을 즐깁니다. >

< 와아~~~~~ >

< 푸른 나무숲들과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집들의 모습 >

< 이곳이 바로 송네 피오르드 입니다. 구름이 탐스러워요. 제 닉네임은 구름터 >

< 제 신형 카메라는 파노라마샷도 지원해줍니다. 재미난 사진이지요? >

< 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낱 작은 존재로 밖에는... >

< 유모차가 나란히 있습니다. 아마 최연소 여행자를 위한 것이겠죠. 아이 데리고 여행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 어디를 찍어도 그림이 되는 아름다운 곳 >

< 이 사진의 제목은 '한적함'으로 지었습니다. >

< 구름의 모습이 멋스러워서 16mm 광각 렌즈로 찍어보았습니다. >

< 진정한 배산임수 지형 >

< 자연이 만들어내는 흑백 영상이 제 마음을 활짝 열게 합니다. >

< 피오르드 사진 많이 보셨나요? 새삼스레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준 곳입니다. >



< Express Boat의 속도감을 함께 느껴보세요. >

< 배의 선실입니다. 의자에 앉아서 정면의 창밖을 바라봅니다. 아이맥스 영화관보다 짜릿하죠. >

< 요트를 타고 이곳을 유유자적 떠도는 기분은 어떨까요? >
< 플롬에서 베르겐까지 직행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간중간 정류장이 있어서 사람들이 타고 내립니다. 트렉킹이나 야영을 위한 여행 코스도 있다고 합니다. >

< 배 선착장의 풍경 >

< 바깥 풍경 바라보기에 지칠 때면 목적지인 베르겐도 가까워집니다. >

< 어떤 용도의 건물일까요? 파도가 높으면 넘어올 수도 있을텐데... 집은 아니겠죠? >

< 혼자 멍때리기 >

< 건물이 많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 '황야의 결투'가 아닌 '피오르드의 결투'의 눈빛을 건네는 두 남자의 뒷모습 >

< 종착지 베르겐에 도착했습니다. 피오르드 여행 아주 잘 했습니다. >

< 베르겐의 건물은 예쁘기로 유명하죠. 이곳에서는 일상이겠지만 저에게는 신선한 문화적 충격입니다. >

< 아.. 고뇌하는 청년의 모습. 어떤 의미로 이 동상을 설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

< 베르겐 시내를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구경을 합니다. >
< 농담으로 한건지 진짜로 말한건지 헷갈리지만, 두분은 모녀사이래요. 어떻게 노래부르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아래 유투브 동영상 클릭! >

< 아저씨의 노래>


< 아가씨의 노래>
< 베르겐에도 지난 테러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헌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 저는 이제 오슬로로 돌아갑니다. 밤기차를 타고서요. >





2012/01/24 00:02

2011.8.4 구름터의 북유럽 여행5 - 코펜하겐을 떠나 오슬로로 2011 덴마크,노르웨이

2011.8.4 코펜하겐을 떠나 오슬로로

2시 비행기를 타고 코펜하겐을 떠나 오슬로로 이동한다. 다시 이곳, 코펜하겐을 찾을 날이 올까?
여행지에서 항상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떠나기에 기회가 되면 다시 찾아와야지 생각하지만, 현실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걸 안다.
게다가 세상에는 여전히 나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 많이 있으니까. 같은 여행지를 두번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어제 옮긴 리치몬드 호텔은 아침 식사가 포함된 것으로 예약 했다.
그러니까 본전을 생각해서라도 많이 먹어야한다. 점심은 공항 라운지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먹는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그다지 좋은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서울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유럽 음식이기 때문일거다.

혼자 여행에서 줄일 수 있는 가장 큰 것이 밥값이기에 기회 있을 때 많이 먹지만 워낙 활동량이 많아서 금세 배가 꺼진다.
가난하고 욕심 많은 여행자의 슬픈 현실.
배가 꺼지더라도 일상에서처럼 배가 고픈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머리신경이 육체의 신호보다 감성의 신호에 민감하기 때문일거다.
미지의 세계가 주는 많은 정보를 소화시키느라 내 머리는 배고픈 것을 느낄 틈이 없다.

오전에 해야할 일은 지도에 표시해 놓은 았는 코펜하겐 대학교를 찾아가는 것과 서점과 음반 매장에 들러 친구들이 부탁한 동화책과 덴마크 인디 밴드의 시디를 사는 일이다.

대학교는 특별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산책 겸 어떤 모습인가 궁금해서 찾아간다. 

캠퍼스의 활기있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니까.

코펜하겐 대학교는 규모가 크지 않은데 내가 찾아간 곳은 인문 사회 계열 캠퍼스인 것 같다.
이정표에 공대나 자연과학과 관련한 단어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드는 생각은 코펜하겐과 공과대학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것.
전통을 지키고 환경을 생각하는 나라이니 만큼 어쨌든 지금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는 과학기술과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대학교 캠퍼스는 젊음, 그 자체만으로도 나를 들뜨게 한다.

어제 서점에서 골라두었던 동화책 세권을 산다. 내가 보기에 재밌는, 좋은 느낌이 드는 책을 사면 된다길래 그림이 예쁘고 선해보이는 내용을 가진 책으로 고른다. 

나중에 우리나라 아이들을 위한 좋은 책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서점 옆에 있는 곳에서 시디를 물어보니 주문받은 네정의 시디 모두 SOLD OUT 이란다.
코펜하겐 대학교 근처에 있는 레코드 가게에서도 재고가 없다고 그랬는데, 이 친구는 역시 구하기 어려운 음악을 듣는구나. 진정한 매니아로 인정!
할 수 없이 앨범은 다르지만, 같은 밴드의 음반 네장을 산다. 다른 앨범은 굉장히 비싼데, 이 그룹 앨범만 염가세일 중이다. 
이 기회에 좋은 친구로 점수를 따야지.

코펜하겐에서의 작별 인사를 쇼핑으로 마무리하고, 공항으로 이동을 한다.

굿바이 코펜하겐!


코펜하겐에 이은 다음 여행지는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와 피오르드를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오슬로의 첫 느낌은, 과거에서 현재로 돌아온 기분.
코펜하겐의 거리가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오슬로에는 현대식 건물도 많고, 간판에 네온 사인도 많다.
아기자기한 모습보다는 굵은 느낌이랄까.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나라이지만 특색이 다름은 여행을 하는 나에게는 큰 축복이다.

오슬로의 첫 숙소는 뭉크가 사는 동안 즐겨 찾았다는 그랜드호텔이다.
하루 숙박료가 내 일주일 생활비보다 비싸지만, 유스호스텔 도미토리의 두배 정도 되는 가격에 아침식사가 포함된 싱글룸을 예약할 수 있어서 며칠 고민 끝에 예약했다. 40% 할인 조건이 있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지나가면서 구경만 했을거다.

그랜드 호텔은 1874년에 개장한 호텔이란다. 
136년. 오랜 시간동안 이곳을 거쳐간 사람이 얼마나 많은까.
오성호텔이니 유명 인사도 많이 방문했겠지? 
난 그저 용돈 아껴서 놀러온 가난한 여행자.

숙소에 짐을 풀고 잠시 누워 휴식을 취한 후에 주변 산책에 나선다.
오슬로 기차역에서부터 왕궁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카를 요한 거리'의 양쪽에는 주요 건물들이 위치해 있다.

숙소에서 왕궁으로 걸어가면 바로 오슬로 대학이 있고, 그 옆에 국립 미술관이 있고, 뒤쪽 기차역으로 가는 방향에는 오슬로 대성당이 있다.
거리 맞은 편에는 국회 의사당이 있고, 국립극장이 있고, 오슬로 시청사가 있고, 노벨 평화센터가 있다.
주요 랜드마크가 이렇게 많이 모여있음에도 주차장이 없다.
주차장 없는 국회의사당. 주차장 없는 국립극장, 주차장 없는 오슬로 대성당. 주차장이 없는 그랜드호텔.
카를 요한거리 주변을 걸어다니는 기쁨은 사람만이 다니는 길이기 때문에 더 큰 것 같다.
도심 한가운데의 산책로.

카를 요한 거리를 거슬러 내려가 오슬로 기차역으로 간다.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는 송네 피오르드 관광을 위해 며칠전에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두었다.
기차, 트램, 여객선, 기차,
오슬로에서 출발해 뮈르달과 플롬을 거쳐 송네 피오르드를 통해 베르겐을 다녀오는 여정이다. 총 이동시간 20시간. 과연 잘 갈 수 있을까.
큰 걱정은 없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듯 내가 곤경에 빠지면 도와줄 누군가가 있을테니까. 난 사람을 믿는다.

이곳 저곳 걸어다니다가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서점안으로 들어간다. 
코펜하겐과 오슬로의 그림책이 어떻게 다른지 구경을 하고, 기념 엽서도 몇장 산다.
아침부터 걸어다니느라 지쳐있는 나에게 '금발의' 점원 아가씨가 예쁜 미소를 지으며 친절을 베풀어준다. 
어? 피로가 어디로 사라졌지?

아름다운 미소는 상대방의 기분을 북돋워준다. 나도 많이 웃어야지.


여행하는 내내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들을 많이 보는데, 비싼 가격(편의점에서파는 바형 아이스크림이 4000원!) 때문에 항상 망설였다.
오슬로 입성 기념과 스스로의 기특함을 자축하기 위해 라임에이드 음료수와 함께 구입을 하니 38크로네.
곱하기 200을 하면 대충 맞으니 칠천오백원이 넘는구나.
얼마나 맛있는지 얼른 먹어보자.

아이스크림은 '누가바' 맛인데, 그것보다 조금더 맛있다. 오래 굶주려서 그런걸까.
순식간에 먹어치우고선 입맛을 쩝쩝 다신다.
부족하다 부족해. 다음에 또 사먹어야지.

오슬로 대성당의 위치를 처음부터 알고 있지 않았다. 
지도도 안보고 다니다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보니, 장미송이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아! 성당이다.'

얼마전에 있었던 테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
사건이 발생하고 추모식이 열리던 날 십오만명이 넘는 오슬로 시민들이 손에 장미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고 한다. 

그 장미가 모인 곳이 바로 오슬로 대성당. 
갑작스레 가족과 친구를 떠나보낸 이들의 깊은 슬픔이 꽃향기에 베어 내 몸으로 들어온다. 

여행 전 갑작스레 발생한 사건으로 나를 걱정해준 가족, 친구, 회사 동료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나라는 존재는 결국 내 뜻대로만 할 수 없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린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은 사랑받고 소중한 존재일테지.

장미송이에 둘러싸인 검은 자전거가 마음을 강하게 찌른다. 불과 며칠전까지도 이 자전거는 한 아이의 몸을 싣고 오슬로 곳곳을 누비고 다녔겠지.
이제는 더이상 페달을 밟아줄 사람이 없기에 고인과 함께 그 자리에 머무는구나.

개인의 우월성보다는 공동체적인 삶을 지양하는 나라, 
그들에게 이번 사건은 내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거다.
모쪼록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그리고 세계 평화의 선구자로서 지금의 그 길을 변함없이 지켜주길 바란다. 

성당 주위를 가득 메운 꽃향기가 진한 슬픔이 되어 오랫동안 내 코끝에 머무른다.

< 이제는 익숙해진 코펜하겐의 거리풍경. 도시 곳곳을 누비는 자전거가 그리워지겠죠. >
< 차도와 인도 사이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습니다. 우측통행도 철저히 지켜지고요. 그냥 부럽습니다. >

< 장화신은 코끼리 >

< 코펜하겐 대학교 찾아가는 길, 아침의 한적함이 좋습니다. >

< 엽서 사진스러운 푸르름 >

< 코펜하겐 대학교에서 건강과 사회를 연구하는 센터라고 합니다. 방학 때여서 학생들이 별로 없더라구요. >

< 시내의 다른 건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캠퍼스의 큰 건물 >

< 캠퍼스 안의 모습. 자전거 주차장의 모습이 독특했습니다. 아주 간단하면서도 유용해 보입니다. >
< 하늘에 매달려 있는 가로등. 처음 볼때는 불안해보였는데 이제는 당연하게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 강력한 집값 안정책으로 인해 주거용 아파트 평균 가격이 1억 정도 한다고 하죠. 물론 큰 돈이지만 서울에 비하면야... >
< 음악이 주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함께할 수 있는 음악은 혼자 다니는 여행의 필수 아이템입니다. >
< 공항에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가는 길. 도심의 모습을 눈에 담습니다. >
< 동글동글 코끼리 >
< 돌아온 코펜하겐 공항. 수속하는 곳은 좁은데, 그 뒤로 넘어가면 면세점도 많고, 매우 넓습니다. >
< 노르웨이 가는 길. 창밖을 바라보며 두시간을 보냅니다. >

< 여행의 네번째 숙소, 그랜드 호텔. 오랜 전통 만큼 품격이 느껴집니다. >

< 부드러움이 느껴집니다. 호화로운 숙소에 묵으니 당분간은 절약 모드로 살아야합니다. >

< 싱글룸입니다. 싱.글.룸. >

< 카를 요한 거리. 거리 끝에 있는 건물이 노르웨이 왕궁입니다. 왼쪽의 누런 건물은 국회의사당이네요. >

< 카를 요한 거리에서 락카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젊은 청년을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쓱싹쓱싹 환상적인 느낌이 드는 그림을 순식간에 만들어냅니다. >

< 오슬로 기차역 앞에 있는 트라피칸텐. 영어로 하자면 트래픽센터가 되겠죠. >

< 오슬로 지도, 관광안내도, 우편물, 버스티켓 등 여행 편의서비스를 제공해줍니다. >

< 기차역 풍경. 내일 아침 일찍 이곳에 와야합니다. >

< 기차역을 나오면 경찰차를 만날 수 있습니다. 테러 이후라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

< 오슬로에는 전차가 다닙니다. 버스와는 다른 전차의 매력이 있습니다. >

< 서점을 보면 그냥 흐뭇합니다. 점원 아가씨도 흐뭇합니다. >

< 국회 의사당입니다. 입구쪽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다가가 보았습니다. >

< 꽃이 있습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

< 그랜드 호텔에 나부끼는 깃발은,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국기입니다. 옛날의 흑백 사진에는 다른 나라 국기가 걸려있던데요. 사이좋은(잘 모르지만요.) 북유럽 4개국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

< 국립극장. 여행을 하면서 디너쇼 같은 민속공연을 종종 보았지만, 고급 문화를 접한 적은 없습니다. 아쉬워하는 부분 중에 하나 입니다. >

< 오슬로 대학교네요. 대학 건물 같은 느낌이 들죠? >

< 이곳에도 꽃이 있습니다. 슬픈 꽃입니다. >

< 대학 건물 뒤로 돌아가면 녹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푸르름이 좋습니다. >

< 오슬로 대성당을 우연히 지나다가 마주한 슬픈 곳. 꽃내음이 더욱 숙연하게 만듭니다. '미움'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 글씨는 이해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 아픔이 전해집니다. >

< 이곳에서는 더이상 달리지 않을 자전거 >

< 인형도 함께 울고 있는 것 같습니다. >

< 흑백사진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줍니다. >

< 아픔없는 곳에서 평안하게 잠드시길... >

< ... greatest of all is LOVE >


2012/01/23 18:33

2011.8.3 구름터의 북유럽 여행4 - 코펜하겐의 이곳저곳 2011 덴마크,노르웨이

2011.8.3 코펜하겐의 이곳저곳

지난 밤에 칼스버그 맥주 한캔을 먹고(칼스버그의 원산지이다. 물보다 싼 맥주) 알딸딸한 상태로 일찍 잤더니 새벽 네시에 눈이 떠진다.
더 자기도 뭐해서 지난밤 빼먹은 여행기를 정리하고 책을 들춰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덧 아침.

오늘은 뭐할까... 아침 산책을 해야겠지?
버스타기도 시도해볼 겸 어시스턴스교회의 묘지공원으로 아침 산책길을 정한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와 동화작가 안데르센이 잠든 곳이라고 하는데, 특히 안데르센이 즐겨 산책하며 이야기를 생각했던 곳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시청 앞 광장에서 5A버스를 타고 어디까지 가면 되더라... 어? 어? 

창밖 도심풍경에 취해 멍때리고 있다가 당연하다는 듯 버스정류장을 지나친다. 늘상 있는 일이어서 그러려니 하고, 반대편에서 오는 버스를 타고 원래의 목적지로 간다.
코펜하겐 카드가 버스를 자유롭게 탈 수 있도록 도와주니 추가 요금부담도 없다.

조금 일찍 와서 그럴까? 아침 아홉시 반이면 늦은 시간은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 공원 안에 사람이 없다.
묘지의 이미지가 주는 으스스한 느낌에 조용히 주위를 살피며 키에르케고르와 안데르센이 잠든 곳을 찾아간다.
안데르센이 소중하게 여겼던 울창한 숲이 지금 나에게로 다가 오고 있다.

공원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늑하고 따스한 느낌을 준다.
넓은 대지에 빼곡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는 나무들과 그곳에서 자신들의 천국을 만끽하고 있는 많은 새들.
주위를 둘러보면 다양한 모습의 묘비가 있다. 이곳에서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은 하느님의 나라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한 모습에 찡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수많은 이들이 잠들어 있는 곳. 그곳을 산책하며 떠나간 이를 추억하고 지금의 복잡한 고민들을 털어낼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내 안에 있는 여러 생각할 것들이 조금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면 큰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는데.
이곳을 걸으며 좋은 방향으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지금은 가족이 된 친구가 2년전 이맘때 나에게 주었던 스티커의 문구가 떠오른다.

'OPEN YOUR EYES'

키에르 케고르와 안데르센의 묘비 앞에서 잠시 그분들의 업적(솔직히 키에르 케고르가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잘 모른다)을 기리고 여유로운 아침 산책을 계속 한다.
공원 안을 걷다가 작은 나무에 걸린 등불 아래로 소박한 아기묘가 있어서 발길을 멈춘다.
짠 하는 울렁임이 깊은 곳에서 올라온다. 세살의 나이.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웠을까.
아가를 보내고 잊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이 바람개비에 실려 그곳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삶과 죽음이라는 것이 개인의 의지로 극복할 수 없음을...
나의 삶이 나만의 것이 아니고, 죽음 역시 나만이 겪어야할 고통이 아닐 것임을 새삼스레 깨닫고 겸손해진다.

맑은 아침 공기를 만끽한 후에 이동한 곳은 덴마크 국립미술관.
미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잘 그린 그림이 어떤 것인지는 느낌으로 알 수 있다.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울림을 주는 그림.
엄청난 규모의 전통적인 건물의 모습에 압도되고 그 안에 전시된 놀라운 작품들에 입이 떡 벌어진다.
여전히 나에게는 사실주의 작품, 그러니까 사진처럼 인물과 배경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그림들이 잘 그린 그림이다.
마치 내가 그림 속 배경으로 들어가 그 안의 인물들과 뒤섞여 왕의 뒷담화를 하고 있는 듯한 기분... 
옛날에는 사진이 없었기에 이렇게 그림으로 당시의 모습을 기록하고자 하지 않았을까.

한동안 내 눈을 사로잡은 잘 그린 그림 앞에서 화가의 열정에 존경을 표한다.
프랑스 전시실에는 마티스의 작품이 여럿 전시되고 있다. '나도 이아저씨 아는데.'
괜한 반가움에 그림이 더욱 멋져보인다. 

스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나도 자리를 잡고 눈 앞에 등장한 염소를 그려본다.
얼마만에 잡아보는 4B 연필인지.
쓰윽쓰윽 나름 비슷하게 그린다고 흉내를 내는데...
결과는 염소도 아니고 말도 아닌 알수 없는 괴동물이 되어있다.
염소한테 미안하다. 얼른 폐기해야지.

국립미술관을 나와 맞은 편에 있는 로센보그 궁전 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서점으로 놀러간다. 로센보그 궁전 안으로 들어가볼까 생각을 하지만 관광객이 많아서 발길을 돌린다.
또다른 정보를 취하는 것보다 미술관 관람의 여운을 즐기는 편이 나은 것 같아서.

내가 좋아하는 곳은, 도서관, 서점, 대학교 캠퍼스다. 그 나라의 철학과 미래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학문을 탐구하는 목적이 개인의 호기심 충족에서 시작될지 모르지만, 각각이 모여서 사회 전체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일 테니까.
예전에 마다가스카르의 안타나나리보 대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아서 그 이후로 대학교를 즐겨 찾아간다. 일단 오늘은 서점을 가자.

다양한 책들을 살펴보고 있는 사람들. 그 무리에 끼여서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작가 찾기 놀이를 한다. 
음. 무라카미 하루키를 대표로 하는 일본 작품이 꽤 보이는구나. 일본 작가의 작품들이 많이 번역되어 출간된 것을 보면서 부러워하기보더는 우리나라의 작품도 곧 그렇게 될거라는 희망을 갖는다. 소녀시대가 파리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하게 될지 누가 예상을 했을까. 우리는 훌륭한 작가를 많이 갖고 있고, 그분들의 작품이 곧 세계의 독자들을 만날 것에 의심하지 않는다.
그 시기가 아직 안왔을 뿐이지.

서점을 나와 오전에 숙소에 맡겼던 짐을 받아 새로운 숙소로 이동한다. 걸어서 십분 정도 되는 거리에 새로운 숙소를 예약해 놓았다.
혼자 쉴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저렴한 곳을 찾으려면 종종 이동을 해야한다. 요일별과 기간별로 가격이 다르니 잘 준비해야한다.
아홉밤을 자는 이번 여행에서 예약한 숙소는 다섯 곳이다. 세번째 숙소는 리치몬드 호텔.

코펜하겐은 바닷가 도시이다. 이제 바다를 보러가야지. 26번 버스를 타고 시내를 가로지르면 금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내 눈을 사로잡는 거대한 크루즈선.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선실에서 나와 코펜하겐 시내를 내려다보는 관광객들의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보인다.
나는 혼자니까 저렇게 큰 배를 타면 더 외로울거야. 나중에 짝과 함께 타고 유럽 연안을 여행해야지.
지금은 이렇게 큰 배가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할 뿐이다.

아주 우연한 곳에서 한글을 발견했다. '응?'
가까이 가서보니 덴마크의 병원선이 한국전에 참전한 것을 기념하는 비란다.
병원선이라... 군대 파견이기는 하지만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인어공주다!'

너무 유명한 곳이어서 주변이 소란스럽다. 시내에서는 보기 힘든 한국 관광객분들도 많이 보이고, 세계 곳곳의 여행자들이 다들 찾아오는 곳이다.
아주 작은 인어공주 조각이 세계인의 발길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을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목소리를 내어준 숭고한 희생의 마음을 이곳을 찾아온 어른들도 기억하고 있을까.
상처받지 않기 위해 움츠리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나에게 인어공주는 다시한번 용기를 내라고 응원해주고 있다.
동심은 그런거다. 넘어져 상처가 나더라도 금세 울음을 그치고 털고 일어나 다시 웃을 수 있는 마음.

인어공주와 작별인사를 하고 시청 옆에 있는 티볼리 공원에 간다. 오늘 일정이 빡빡하구나 라고 생각하겠지만, 어디에서건 내가 하는 일은 사진을 찍고 벤치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과 경치를 바라보는 것 뿐이다. 그러다 심심해지면 다른 장소에가서 다시 유유자적 놀이를 즐긴다.

티볼리공원은 1847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코펜하겐 시민들의 오락거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160년전에 지은거란다.
기차역과 시청 중간에 있는 티볼리 공원. 그러니까 도심 한복판에 있는거다. 누구나 찾을 수 있고, 나무들이 우거져있어 휴식처로 아주 좋다.
여름 저녁의 시원함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많은 인파에 휩쓸릴 수도 있지만 벤치에 자리잡고 그들을 바라보는 나는 편안함을 느낀다.
롤러코스터도 안타고, 빙글빙글 도는 접시같은 것도 안타고, 그저 사람을 보고 맑은 공기를 느끼고 음악을 들으며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니까.

일곱시에 공원 입구 왼쪽에 있는 무대에서 공연하는 말없는 연극에 푹 빠진다. 음악과 춤, 동작으로만 이루어져서 어린아이나 나같이 말을 못 알아듣는 사람도 즐겁게 볼 수 있다.
그래도 내용은 잘 이해가 안되지만... 어여쁜 발레리나 아가씨의 화려한 무용을 본 것에 만족한다. 새로운 명제 추가, '발레리나는 이쁘다.'

스트뢰이어트로 가서 마지막으로 보내는 코펜하겐의 만찬을 즐긴다.
낙농업이 발달한 국가니까 소고기를 먹어야지. 시원한 맥주 한잔과 곁들이는 식사는 오늘 하루의 피로를 순식간에 날려준다.
역시 사람은 잘 먹어야 기분이 좋다.

밤이 되니 날씨가 썰쌀해진다.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다녔는데 지금은 춥다. 숙소로 돌아가야지.
해가 지면서 어둠이 내려오고, 가로등이 켜지면서 도시의 밤이 시작된다. 밤을 맞이하며 숙소로 걸어오니 시간은 열시가 가까워지고 있다.
하루가 많이 긴 나라구나 이곳은....

< 자전거 유모차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빠와 딸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 어시스턴스 교회 묘지는 녹음이 우거져 있어서 아침 산책 장소로 아주 좋습니다. 간간히 조깅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

< 어시스턴스 교회. 문이 닫혀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볼 수가 없었네요. 아쉽습니다. >

< 잠든 소녀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모습에 마음이 찡합니다. >

< 동화 작가 안데르센의 묘. 은은한 붉은 빛의 묘비가 인상적입니다. 그가 살아있을 때 이곳에서 산책하는 것을 즐겼다고 하니 지금도 행복하리라 믿습니다. >

< 가수인가봅니다. 팬들이 두고간 많은 선물을 보면 변함없이 그녀는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사랑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노래를 부를 수는 없어도 행복은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

위키 링크 : http://en.wikipedia.org/wiki/Natasja_Saad

< 기타를 연주했던 음악가이시겠죠. 음악과 함께 영원하시길.... >

< 아가를 사랑하는 엄마 아빠의 마음이 꽃향기와 더불어 바람개비에 실려 전해지길 바랍니다. >

< 코끼리를 좋아했던 아이였겠죠. 아픔 없는 곳에서 편안하길 바랍니다. >

< 묘지 공원을 나와 길을 걷는동안 평화를 그리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
< 자전거는 코펜하겐의 일상입니다. 건강해 보입니다. >
< 덴마크 국립 미술관의 위엄. 많이 큰데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되네요. >

< 달달한 브라우니와 부드러운 카페라떼의 조합은... 햐아~~ >

< 저는 밝은 색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원색이 많이 들어간 그림에 시선이 오래 머뭅니다. >
< 너무나도 매끄러운 가운데 아저씨의 노랑바지. 그림 안으로 들어가서 저도 함께 얘기하면 재밌을텐데요. >

< "자네 뭘 보고 있는겐가? 밥먹는거 첨 보나" >

< 평일의 미술관은 한산합니다. 의자에 앉아서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

< 제 염소 그림. 생각 따로 몸 따로인거죠. 염소야 미안 >

< 한동안 이 커다란 그림을 바라보았는데요. 구원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표정없는 모습이 슬펐습니다. 우리의 모습이 이러면 안되겠지요. >
< 클림트가 연상되는 그림인데요. 이 그림이 더 오래전의 그림이죠. >
< 의자에 앉아서 음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클래식과 명화의 조화... 관람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입니다. >
< 자연 속에서 즐기는 소풍 >
< 드디어! 제가 아는 작가입니다. 마티스의 그림이죠. 참고로 마티스는 프랑스 화가입니다. >

< 역시 마티스의 그림입니다. 좋은 그림은 자꾸만 보고 싶게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
< 미술관은 한산해야 좋습니다. 서울의 유명 미술관은 주말에 사람들이 많죠. 많은 관심을 수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미술관과 전시회가 열리길 기대합니다. >
< 로센보그 궁전입니다. 안에는 안들어가고 주변에서 쉬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있네요. >
 로센보그 궁전의 앞마당.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습니다. >
< 덴마크어로 출간된 하루키의 책들. 우리나라의 좋은 작품들도 세계의 독자들에게 읽는 기쁨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 도시 곳곳에 있는 코끼리가 기념품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코끼리가 많이 있습니다. >

< 한마리 영입해서 책상위에 올려놓으면 좋을텐데요. 감상만으로 만족합니다. >

< 이번주가 코펜하겐 패션주간이랍니다. 뭘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리따운 금발의 리포터가 방송을 녹화하고 있습니다. 전 자꾸 시선이 끌리는데 다른 사람들은 별 관심을 주지 않더군요. >

< 코펜하겐 동쪽 바닷가입니다. 커다란 크루즈선을 타고 유럽 곳곳을 여행합니다. >

< 코끼리는 아이들의 친구 >

< 와~ 크다. >

< "덴마크 병원선 유틀란디아호 한국전 참전 기념비" 1951.1.23 ~ 1953.10.16 >
< 숭고한 희생정신이 아름다운 인어공주. 여자이기 때문에 희생하는건 아니지요. 남자도 사랑을 위해 희생 해야합니다! >
< 생각이 많은 표정입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동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
< 제가 이름을 지었습니다. '문신 코끼리' >
< "안데르센 아저씨 어딜 보고 계세요?" >

< "나도 티볼리 공원에 가고 싶어." >

< 티볼리 공원의 입구. 코펜하겐 시민들의 휴식 공간입니다. >

< 보기만해도 아찔해요. >

< 전 휴식이 좋습니다. 벤치에 앉아서 쉬기 >

< 30분동안 즐겁게 관람했던 무언극. 강도가 나오고 돈을 뺏고 춤을 추고... 무슨 내용인지 잘 이해가 안가지만 그냥 재밌습니다. >
< 티볼리 공원은 넓은 광장은 없지만 산책로를 따라 나무들이 많아서 시원함을 전해줍니다. >

<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고생했으니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걸 먹어야죠. 스테이크와 치즈가 궁합이 잘 맞습니다. >

< 시원한 저녁 공기를 마시며 노천 카페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 도시가 깨끗하기에 가능한 일이겠죠. >

< 늘 시청 앞을 지나게 됩니다. 저녁의 시청은 은은한 노란 빛으로 물듭니다. >

< 코펜하겐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저뭅니다. >


2012/01/23 17:52

2011.8.2 구름터의 북유럽 여행3 - 유럽의 예술을 만나다. 2011 덴마크,노르웨이

2011.8.2 유럽의 예술을 만나다.

나는 예술을 잘 모른다. 

그냥 보다가 마음에 들면 좋은 작품.
그다지 느낌이 없으면 그저 그런 작품.
도대체 이게 뭐지? 라고 한다면 역시 예술은 어려워.

미술관을 즐겨찾지는 않지만 종종 내가 매우 못하는 '그림 그리기'에 빼어난 화가들의 열정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다.
샤갈을 보았고, 미로를 보았고, 램브란트를 보았고, 백남준을 보았다.
그중에서 나는 미로의 그림들을 좋아한다. 밝은 색감과 복잡하지 않은 형태의 조합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좋다.

오늘은 미술관을 둘러볼 요량으로 아침에 일어나 시내 지도를 펼쳐놓고 동선 그리기를 한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다. 
절대로 계획했던대로 하루의 시간이 흐르지 않을 거라고.

개인적으로 계획 세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스스로 족쇄를 만든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여기 갔다가 저기 지나서 거기로 가면 되겠네 라고 대략적인 이동선은 생각하지만, 시간이나 구체적인 방법은 보통 발품을 통해 알아낸다.
이번 여행에서도 명확한 일정은 비행기를 타는 시간과 잠자는 숙소, 피오르드 관광(이것은 사전 예약을 해놔서)만 있을 뿐이다.
어차피 계획을 세워도 안할 거라는걸 잘 아니까 이젠 몸이 오고나서 그때마다 발걸음을 움직인다.

즉흥적인 생각과 판단으로 여행하는 것이 나에게 더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미술관이 어디 있는지는 알아야하니까 지도를 펼쳐서 살펴보자. 음.. 이쪽에 있군.


모든 미술관과 전시관이 오전 10시부터 문을 열기에 여덟시에 숙소를 나온 나는 시내를 활보하다가 도서관으로 향한다.
아프리카 어디에서 캐낸 검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덴마크 왕립도서관.

동네 북수원 도서관과 대학 도서관을 주로 다닌 나에게 이렇게 커다란 도서관은 적응이 쉽지 않다.
디자인의 나라답게 책상과 의자도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느낌이다.

채광이 잘 되어서 조명을 최대한 적게 쓰고, 실내를 아늑하게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엿보인다.
아침 일찍 도서관에 나와 자료를 열심히 찾고 있는 사람들.

서른다섯, 공부를 더 안해도 먹고 살만한 나이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생각을 하고 글을 쓰는 시간이 나에게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중세시대 때는 책 한권을 한 마을과 맞바꿀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고 하니, 자유롭게 원하는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지금 시대에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지.

도서관 카페에서 카페라떼 큰것과 크로아상을 시켜놓고 나도 잠시 책을 펼쳐 본다.
왼쪽 창 너머로 바다로 흘러가는 물이 흐르고, 파란 하늘과 그곳을 점점히 수놓은 갈매기들이 한가로운 아침을 만들고 있다.
환경을 탓하면 안되겠지만 아무 걱정없이 한달 정도 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한다.
바이킹의 역사를 살펴보고, 오딘과 토르가 등장하는 북유럽 신화도 찾아보고, 생각만해도 즐겁다.
만화책은 없을까... 이런저런 잡생각들. 

도서관을 나와 뉘 카르스베르 미술관으로 향한다. 미술관 개장시간이 열시인데, 열시가 넘었음에도 문이 닫혀있다. 이상하네.
아예 철문이 닫혀 있어서 물어볼 안내데스크도 없다. 음. 그렇다면 길 건너 맞은 편에 있는 덴마크 디자인센터를 먼저 가봐야지.
레고, 뱅앤울룹슨, 보덤 등 디자인으로 유명한 회사가 있는 나라이니 북유럽의 디자인이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는 재미를 놓칠 수 없다.
디자인 센터를 둘러본 소감 한마디는 '군더더기없이 깔끔함'이다. 겉모양과 색상, 모든 것이 튀지 않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준다. 

'아 이런것이 오래 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거구나.'

여름에는 해가 길어 야외 활동을 많이 하지만 오후 4시만 되면 해가 지는 겨울에는 집안에서 생활을 해야하기에 효율적인 실내 생활을 위한 심플한 디자인에 많은 노하우가 쌓여 있다고 한다.
이 곳을 둘러보다가 'Modulex' 라는 단어가 머리에 꽂혔는데, 예를 들면 수도꼭지를 간단한 조각을 붙여서 만들고, 각각의 조각이 하나의 기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아래 사진에 여러 디자인 작품을 소개해야지. (글로는 표현이 안됨)


Nothing is useless 라고 쓰여진 누군가의 디자인 표어가 눈길을 끈다. 이곳의 생활 속 디자인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기대해본다.

뉘 칼스베르 미술관에 돌아가니 이제는 문을 활짝 열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다행이다.
맥주로 유명한 칼스버그 사에서 후원하여 만들어진 거대한 미술관은 고대 이집트 유물부터 시작해 그리스 로마시대의 조각픔과 최근(?) 로댕의 작품까지 한가득 전시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위대하지만 생동감있게 조각을 하는 것 역시 감히 내가 흉내 낼 수 없는 능력이기에 우러러 볼 수 밖에 없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얼마나 뿌듯했을까. 

이곳 물가는 오기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높다. 
500ml 생수가 4천원 가까이 하고, 편의점 아이스크림이 5천원!
하긴 가장 작은 단위 지폐가 우리돈으로 만원이 넘고, 20크로네 동전이 우리돈 4천원이니 물가의 개념이 다를 수 있겠다.
갈증이 나도 무언가 사먹기에는 역시 아까운 마음이 든다.

'덴마크는 낙농업으로 유명한 나라니까 우유는 얼마정도 하려나.'
'하하 꽤 괜찮은 가격아군. 좋아 물대신 우유다.'

우유가 물의 반값도 안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
이곳에서의 갈증해소는 우유가 맡아 줄 것 같다. 다행히 나는 우유를 많이 마셔도 탈이 나지 않는 장을 갖고 있다.

7/11 편의점에서 우유 500ml를 원샷으로 마시고 시청 광장으로 나온다.
시청 왼편에서 길건너 티볼리 공원을 바라보고 있는 커다란 안데르센 동상을 만난다.

우리나라에서는 함부로 가까이 할 수 없은 위치에 유명한 이들의 동상이 있는데, 안데르센의 동상은 크기도 클 뿐만 아니라 높이도 손쉽게 타고 오를 정도로 낮게 되어 있다.
이유는 누구나 그의 품에 안겨 사진을 찍고 추억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많은 아이들이 동상 위로 올라가 콧구멍에 손가락을 찌르기도 하고, 재미난 표정을 지으면서 사진을 찍는다.
인어공주, 미운오리새끼, 성냥팔이 소녀 등으로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었던 안데르센의 철학이 동상에 그대로 전해지는 듯해서 코끝이 찡해오는 감동을 느껴진다.

슬슬 배가 고파지는 점심 시간, 다리도 아프고 좀 쉴까 싶어서 기차역으로 간다. 
기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북쪽 바닷 마을 핼싱괴르로 가면서 간단한 점심을 겸한 휴식을 취하고, 그곳에서 크론보그 성 순례를 할 계획이다. 
내가 이곳을 찾아가는 가장 큰 이유는 '홀거 단스케'라는 전설의 영웅을 만나기 위해서다.
덴마크가 위기에 처하게 되면 자리에서 일어나 나라를 구한다는 구국의 영웅. 그의 모습을 만나고 싶다.
더불어 세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배경이 되는 성이라고 하니 나의 호기심이 그냥 지나칠 수없지.

덴마크 국철의 북쪽 종착역인 헬싱괴르는 바닷가에 인접해있다. 역을 나서면 시원한 바닷 바람이 여행자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역에서 나오는 순간 거대한 페리호를 만날 수 있는데, 스웨덴과 이곳을 연결하는 해상 교통편이다. 배 안에서 끊임 없이 차들과 사람들이 나오는 걸 보면 자유로운 왕래를 통해 서로 섞여 사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가 마치 전라도 사람, 경상도 사람, 충청도 사람을 말하는 것처럼, 스웨덴 사람, 덴마크 사람, 노르웨이 사람, 사이좋게(?) 어울리며 지내는 것 같다.
한반도가 중국과 연결되어 있지만 섬으로 고립되어 있기 때문일까. 국경에서 여권을 보여주지 않고도 자유롭게 서로의 나라를 육로로 왕래하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크론보그 성의 규모는 책애서 보았던 것보다 엄청나게 크다. 쉬지 않고 다 둘러 보았는데 시간이 벌써 오후 다섯시.
선박박물관과, 왕실 전시관을 차근차근 둘러보았다면 저녁이 되어서도 다 못 돌아봤을 것 같다. 하긴 왕이 살던 성인데 이 정도 규모는 되야하지 않겠어.

홀거 단스케는 성의 지하에서 육중한 몸으로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웅이 갖는 의미 때문일까,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진다. 
미로같은 성의 지하를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겁이 많아서 아이들 뛰어다니는 곳에 나도 슬쩍 끼어들어서 다닌다. 안 무서운 척 하지만 어른이 되어도 어둠은 무서운 존재다.

크론보그 성의 타워에 올라가면 주위 풍경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바다와 하늘이 잘 어울리는 북유럽의 여름 날씨. 한참동안 바닷바람을 쐬면서 내가 이곳에 온 이유를 다시금 생각한다.
물질적으로 잘 사는 나라를 처음 찾아왔기에 이곳에서 무얼 찾을 수 있을지 오는동안 생각했다.

'이곳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그들의 부를 어떻게 가치있게 사용하고 있을까'

나의 여행은, 자유로운 나와, 내가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인데 이곳의 사람들은 예상대로 여유로움이 있다. 
저녁이 되면 시청광장과 스트뢰이어트, 뉘하운을 가득 메우고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맥주를 마시며 가족과 친구와 함께 인생을 논하는 사람들.

오백만명의 인구에 하루 맥주 소비량이 천만병이라고 하니 이들의 맥주 사랑은 사람 사랑이 아닐까 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적어도 맥주는 혼자 분위기 내며 마시는 술은 아닐테니까.

부자나라 덴마크라고 하지만, 이곳의 차들은 폭스바겐이나 일본산 차들이 주류이다. 우리나라 강남에서 보는 차들이 훨씬 좋다.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자전거를 이용한다. 차도 | 자전거도로 | 인도 로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길에서 차들보다 많은 평범한 자전거 무리를 볼 수 있다.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도 명품(물론 난 명품 브랜드를 잘 모른다.)을 들고다니거나 정장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아침 저녁에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학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색다른 모습이지요? >
< 이 건물이 코펜하겐 중앙역(기차역)입니다. >
< 아침의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면서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자전거를 빌릴까도 생각해보았지만, 느린 속도만큼 보는 것이 많지 않을까 싶어 빨리 가려는 마음을 접습니다. >
< 바다로 향하는 배들도 볼 수 있네요. >
< 블랙 다이아몬드. 왕립도서관입니다. 큰 건물인데 이 각도에서는 사진이 이렇게 밖에 안찍히는군요. >
< 이곳에서의 첫 숙소는 아침밥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도서관 카페테리아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빵이 부드럽고 쫄깃쫄깃합니다. >
< 햇빛만큼 저렴하고 밝은 조명은 없지요. >
< 도서관 자료실로 올라오면 복도에 이런 알수없는(?) 전시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연필(또는 펜)으로 세밀하게 그림을 그렸네요. >

< 왕립이라서 그런걸까요. 기품이 느껴지는 도서관 전시실입니다. >

< 코펜하겐 시청 옆에 있는 덴마크 디자인센터로 왔습니다. 자원의 재활용에 대한 의지가 강합니다. 빈 페트병을 편의점에 갔다주면 1.5크로네. 우리돈 300원 정도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종 거리의 휴지통에서 플라스틱 병이나 캔을 수거하는 현지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하면 튼튼한(앉아보았더니 정말 튼튼하더군요.) 의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

< 어쩌면 디자인의 본질일 수도 있겠습니다. 버려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겠지요. >

< NOTHING IS USELESS >

< 미술관, 전시관 안에는 편히 쉴 수 있는 카페테리아가 있습니다. 휴식은 모든 행동의 기본이 아닐까요? >

<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모듈렉스 시스템 >

< 실용적이면서 깔끔한 디자인 철학을 엿 볼 수 있습니다. >

< 어린이용 흔들의자. 재밌겠죠? >

< 아이를 품에 안은 안데르센 >

< 뉘 칼스베르 미술관. 영어식으로 발음하면 칼스버그. 즉 맥주회사 이름입니다. >

< 유명한 로뎅의..... 까먹었습니다. 저는 이런 조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기괴한 느낌이 들어서요. >

< 놀랄만큼 눈빛이 살아있는 조각상. >

< 삶이 길어질수록 고민이 많아지는 걸까요? 너무 고민하지 마시길... >

< 화려한 조각 작품 사이를 누비며 관람의 즐거움을 느낍니다. >

<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조각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

< 헤라클레스 상이지만, 팔다리가 모두 잘렷습니다. 너무나 힘없이 움츠러든 것 같았던 슬픈 헤라클레스 >

< 밤에 이곳에 혼자 있다면... 분명 이 아이들과 대화를 해야할 겁니다. >

< 고대 이집트 유물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너네 나라에 있지 않고 먼곳에 와 있구나. ㅠ_ㅠ >

< 미술관 안쪽에는 공연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최고의 무대 >

< 한 학생이 공연장에 전시된 조각품을 데생하고 있습니다. 그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

< 잠시 코펜하겐을 떠나 헬싱괴르로 이동합니다. 기차에서 바라보는 풍경 >

< 스웨덴을 오가는 페리호. 스웨덴 사람들을 위해서 저렴하게 술을 파는 상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의 술이 더 싼가 봅니다. >

< 2층 창문을 열고 빨강머리 앤이 고개를 쑤욱 내밀 것 같습니다. >

< 저 너머가 스웨덴 헬싱보리. 평화롭고 좋네요. >

< 크론보그 성으로 가는 길 >

< 성안에서 무대 설치작업이 한창입니다. 무슨 일일까 궁금해서 살펴보았더니... >

< 내일부터 열흘동안 이곳 '햄릿의 성'에서 세익스피어 작품 상연을 합니다. 내일부터.... 아쉽습니다. >

< 이 할아버지가 '홀거 단스케'입니다. 덴마크를 지켜주는 수호신이지요. 크론보그 성 지하에서 꿈을 꾸며 현실로 깨어날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

< 안데르센도 홀거 단스케 이야기를 썼습니다. 영어가 어렵지 않으니 관심 있으신 분께서는 해석하는 재미를... ^^ >

< '지하'가 갖는 음습함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 성의 지하에도 감옥이 있었겠지요. 길은 점점 더 어두워집니다. 아이폰 후레시 앱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

< '지하'가 갖는 음습함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 성의 지하에도 감옥이 있었겠지요. 길은 점점 더 어두워집니다. 아이폰 후레시 앱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

< 이곳에서 느낀 것을 자유롭게 표현해보세요. 그림그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두 소녀 >

< 세익스피어가 이곳에서 영감을 얻어 햄릿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Amleth 왕자의 h를 앞으로 빼서 Hamlet으로 이름지었다네요. >

< 부끄럽지만 햄릿을 보거나 읽지 않았습니다. 햄릿의 딜레마,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는 갈림길에서의 고뇌... >

< 성안에는 크게 네개의 볼거리가 있는데요. 지하, 왕궁, 교회, 선박박물관 입니다. 바이킹의 나라 덴마크니까 배를 빼놓을 수 없죠. >

< 유명 선박회사의 국적이 덴마크라는 것을 이곳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

< 그린란드가 덴마크령이죠. 이누이트의 모습이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포근한 인상이 좋습니다. >

< 항해를 위한 다양한 기구들. 비행기의 발명이 없었다면 초고속 배를 타고 여행을 하고 있겠죠? >

< 크론보그 성의 옥상(?)에 올라서 내려다보는 경치. 시원합니다. >

< 헬싱괴르 시가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

< 이 성은 스웨덴과의 교역에서 통행세를 받기 위해 지어졌다고 합니다. 이 성으로 인해 덴마크에 막대한 부가 쌓였다고 합니다. >

< 하루의 마무리는 칼스버그와 함께! ^^ >




2012/01/23 17:40

2011.8.1 구름터의 북유럽 여행2 - 아침의 나리타, 저녁의 코펜하겐 2011 덴마크,노르웨이

2011.8.1 아침의 나리타, 저녁의 코펜하겐

중간에 깨지도 않고, 꿈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푹 잘 잤다.
예전에는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못잤는데 이젠 노숙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여섯시반에 일어나 어설픈 국민체조로 아침의 찌뿌둥함을 달래고 어제 저녁으로 먹다 남긴 빵과 커피 한잔으로 속을 달랜다.
새벽의 네스카페의 향은 흐릿한 정신을 맑게 해주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재빨리 씻고 짐을 다 정리한 후에 아침 산책을 위해 밖으로 나온다.


월요일 아침, 나리타역으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 나의 일상이 이들과 다르지 않을텐데 오늘은 잠시 거리를 두고 사진기만 손에 든 채 골목을 서성인다.

'일본이 맞네'

배경은 다르지만 일본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보아왔던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집들과 골목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새로움에 눈을 반짝이며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음미하던 중에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하나 있는데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이 아주 잘 조성되어 있다는거다.

인도가 서울의 그것보다 넓찍하고, 인도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횡단보도에 자전거 선이 따로 있고, 장애물도 없으니 쾌적하게 집에서 역까지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역 주변에 자전거 전용 주차장도 많으니 안심하고 세워둘 수 있을테고.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와서 주차장에 세우고 전철을 타기위해 역으로 향한다.

일본에서 나리타가 어떤 위치를 갖는 곳인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은 세계 어디나 같은 모습일거다. 새로운 한주를 활기차게 맞이하는 사람들.

이곳 날씨는 바람도 선선하고 맑은 날씨여서 우리 동네의 무더움과 비오는 날씨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사계절이 또렷한 우리나라라고는 하지만, 최근 몇년 동안의 한여름 더위는 견디기 힘든 때가 종종 있었다.


숙소 주변을 배회하다가 호기심이 발동해서 역 건너편으로 나가려는데 역앞이서 전단지를 나눠주시는 아저씨, '반갑게' 인사를 하며 나에게 종이 하나를 쑤욱 내민다.
착하게 받고 나니, 다음 전단지, 또 다음 전단지...

'저 일본말 하나도 모르는데요. 여기서 밥도 안사먹을건데...'

그래도 이곳에서 나를 사람취급(?) 해주는 사람은 호텔 매니저 아저씨와 전단지를 나눠주는 아저씨, 청년, 아가씨 밖에 없구나.

아침의 기분좋은 한시간 산책을 마치고 셔틀버스에 올라 지금은 나리타 공항 KAL 라운지에서 글을 쓰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많구나. 우리나라가 밖에서 보면 꽤 잘 사는 나라인데 안을 들여다보면 다들 힘들다고 하는걸까.
앞과 위만 바라보지 않고, 옆과 뒤, 아래도 함께하는 너그러운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나는 코펜하겐을 간다. 바이킹, 안데르센, 레고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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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 공항에서 우연히 지충소 친구를 만난다. 며칠전에 유럽을 간다고 전해들었지만 설마 이곳에서 만날 줄이야.
지금이 휴가철이어서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을 경유해서 유럽으로 떠난다. 나 역시 마찬가지.
반가움의 인사와 짧은 담소를 나누고 비행기를 타면서 다시 혼자의 시간으로 돌아온다.

11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도착한 코펜하겐은 예상보다 따뜻하고 맑은 날씨로 나를 흐뭇하개 맞아준다. 
기차역 느낌이 드는 공항에서 코펜하겐 자유이용권과 유사한 코펜하겐 카드 3일권을 구입한 후에 기차를 타고 중앙역으로 이동한다.

공항과 중앙역은 기차로 세 정거장. 17분 밖에 안걸리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넓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중앙역에서 나와 이제 오늘과 내일 이틀동안 묵을 숙소를 찾아 나선다.

머릿 속에 그려넣은 머리지도와 실제 두발을 통해 체득되는 발지도를 꿰어 맞추며 낯선 길을 걷는다. 
사람을 만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장소가 주는 첫인상은 그곳에서 보낼 며칠간의 마음가짐을 좌우한다.

코펜하겐의 첫인상!


"와! 사람들이 많구나" (공항과 중앙역을 보았으니 어찌 사람이 많지 않겠소!)
"나리타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네"
"날씨가 덥네. 반바지 입고 오길 잘했다."
"건물이 많지만 하늘색과 잘 어울리는 고풍스러운 조화가 신기하다."


중앙역에서 나와 티볼리 공원을 건너 시청 광장을 지난 후에 숙소를 쉽게 찾는다.
방향감각이 매우 부족한 내가 오늘은 웬일로 이리도 쉽게 숙소를 찾았지?
이제 방향치에서 벗어난 걸지도 모르겠다. 

여장을 풀고 열한시간 비행에 파곤한 몸을 따뜻한 샤워로 풀어내 후에 최소한의 짐(사진기, 지갑, 가이드북)만 챙겨서 밖으로 나온다.
일단 주변을 걸으며 구경을 하고 방문자 센터로 가서 시내 지도를 구하자.

다양한 팜플렛과 안내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방문자 센터에서 내 코펜하겐 카드가 3일짜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공항가서 받으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래도 귀찮거나 화나지 않는 것은 기차타고 조금만 가면 되고 요금도 코펜하겐 카드 보여주면 되니까.
마실나가는 기분으로 공항 다녀오자. 여행이 주는 여유로움인지도 모르겠다.

두어시간 머물렀을 뿐인데 빠르게 이곳에 적응하고 있다.
좋은 도시 관광 시스템이란, 나같이 방향치, 언어치가 와도 쉽게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돈 계산을 잘못하는 나에게 대부분의 교통수단과 미술관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있는 코펜하겐 카드는 고마운 존재이다.
3일권이 10만원정도 하니 가격이 비싼게 흠이긴 하지만 물한병이나 콜라가 삼사천원하는 북유럽의 후덜덜한 물가를 감안하면 이해할 만한 수준이라고 나름 위안을 한다.

공항에서 코펜하겐 카드를 다시 받고 난 후에 시내로 돌아와 보행자거리 '스트뢰이어트'를 걷는다.
머리에 그려진 지도와 많은 사람들이 향하는 방향을 따라가니 쉽게 찾을 수 있다. 내가 묵는 숙소에서 5분거리도 안되는 가까운 곳이다.

어느 도시에나 그곳의 중심이 되는 지역이 있다. 우리나라 인사동길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 
덴마크 전통의 특별한 것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살짝 아쉽지만 유럽의 여유로운 길거리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가게 구경, 사람 구경, 하늘 구경, 눈을 한 곳에 고정시키지 못하고 정신없이 사방을 둘러본다. 호기심쟁이 내가 여행이라는 것에 매료된 가장 큰 이유.

스트뢰이어트를 지나 국왕의 새광장이라는 콩겐스뉘토르를 잠시 거쳐 뉘하운으로 간다.
콩겐스뉘토르에는 코끼리 조각상이 광장 가운데를 빙 둘러싸고 있는데, 멸종 위기에 처한 아시아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한 '엘리펀트 퍼레이드'이다.
2007년 네덜란드 로테르담, 2008년 벨기에 앤트워프, 200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2010년 영국 런던 그리고 올해 2011년이 덴마크 코펜하겐 전시회란다.
선한 눈빛의 형형 아기 코끼리 모형 250점이 코펜하겐 도심 곳곳에 설치되었다고 하니 앞으로 만날 코끼리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뉘하운은 코펜하겐 엽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운하지역이다. 반듯한 건물들이 화려하지 않지만 기품있게 뉘하운 거리를 수놓고 있다.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목조주택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코펜하겐이 스칸디나비아의 동화 나라 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가 모여있는 먹거리의 장소라서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다. 가만히 서서 사진을 찍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줄 정도로 사람이 많다.

저녁의 부드러운 햇살이 좋아 자리를 잡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한다. 
옆에 있던 한 커플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오케이!'

그 옆의 커플도 기다렸다가 부탁한다. 

'오케이!'

잘 찍어주고 싶은데 역광 상황에 내 사진기가 아니니 설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어서 만족스러운 사진이 안나온다. 
인물 사진은 잘 안찍어서 어떻게 찍어야 잘 나오는지 모르니까. 그냥 적당한 구도로 찍는데 솔직히 정말 못찍는다. 그래도 정성껏.

위도가 높아서 그런지 해가 늦게 진다. 아홉시가 되니 서서히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열시가 되어서야 밤이 찾아온다. 
밤이라고 해도 숙소 창밖으로 바라보는 거리풍경은 거라 곳곳의 붉은 조명의 가로등이 또하나의 코펜하겐의 모습을 만든다.
오늘은 긴 비행으로 피곤하니까 일찍 쉬어야지.

비행기에서 읽은 'Curious 덴마크' 책에는 꽤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아래글을 함께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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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사상>

덴마크에서는 사업이나 인간관계에서 맺은 특별한 연고가 다른 나라에서 만큼 힘이 되지 못한다. 부정이란 거의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청탁을 할 수도 비자를 신청하거나 은행거래를 할 때도 누구나 차례를 기다려야만 한다. 사회 전체적으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혹은 평등한 것을 지향해야 한다는 데에 암묵적인 합의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평등을 향한 이 숭고한 꿈은 평등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참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남보다 뛰어나고자 하는 사람, 더 나쁘게는 남들보다 잘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그냥 보아 넘기지 못하는 것이다. 덴마크의 몇 안되는 부자 가운데 자기 배를가지고 있는 어떤 이는 최근 한 잡지 인터뷰에서 차를 몰고 나설 때마다 다른 자동차의 운전자들이 '손가락'을 세우는 것을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롤스로이스를 팔고 평범한 차를 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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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에게 "너 뭐냐?"고 당당하게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이 글을 읽고 이 나라에 호감이 더 커졌다. 나는 롤스로이스를 탈 수 있는 사람이 결코 아니기 때문에.
또하나 이곳에서 "나는 사형제에 찬성합니다."라고 절대절대절대 말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물론 내가 이런 어려운 대화를 할리 만무하지만(게다가 난 반대론자) 평등과 인권은 그들에게는 절대적인 가치라고 하니 이 곳에 흐르는 공기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사람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인가 싶다.

< 아침이 시작됐습니다. >
< 횡단보도에 나란히 그려져 있는 자전거길이 인상적입니다. >
< 학교 가는 길 >
< 이곳에 누가 살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마음에 드는 모습이어서 사진에 담습니다. >

< 나팔꽃의 분홍빛이 매력적입니다. >

< 나리타역. 일상의 모습이 담깁니다. >

< 길거리 풍경. 일상의 터전입니다. >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의 모습 >

< 일본스러운 모습입니다. (당연하지) >

<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나리타역 >
<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 >

< 나리타역에서 비행기를 탑니다. >

< 쨘! 코펜하겐으로 순간이동. 공항역사 가운데 시계가 돋보입니다. >

< 코펜하겐 카드. 24시간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고 나와서 나중에 72시간짜리로 바꾸었습니다. 이 카드로 기차, 버스, 지하철 등을 자유롭게 탑승할 수 있고, 미술관, 박물관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 코펜하겐 중앙역에 도착! >
< 기차역을 나오면 바로 눈에 보이는 안데르센 빵집 >

< 코펜하겐의 거리 풍경. 이쪽은 특별한 모습이 안보이네요. >

< 이번 여행의 두번째 숙소를 찾아 왔습니다. >

< 책이 가득 꽂힌 안락한 객실. 진짜 책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

< 코펜하겐 시청사. 시청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
< 시청사 왼쪽에 있는 분수. 북유럽 신화를 모델로 한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

< 시청 앞 광장에서 유럽 도시의 분위기를 느낍니다. >

< 가로등이 아슬아슬하게 하늘에 매달려 있습니다. 가로등 기둥이 없으니 차도와 도보가 시원해 보입니다. >

< 코펜하겐 거리 풍경 >

< 맑은 하늘과 조화로운 고풍스러운 건물 >

< 스트뢰이어트 보행자 거리. 이 곳에 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이곳을 지나면 뉘하운을 갈 수 있습니다. >

< 레고는 덴마크 디자인의 결정판이라고 (저만) 생각합니다. 단순한 작은 블럭을 붙여서 기능성있는 모습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겁습니다. 저도 하나 사고 싶습니다. 스타워즈시리즈로... >
< 유럽의 야생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만나는 예고없는 즐거움입니다. >
< 새가 불 위로 날고 있습니다. 왜 불이 났을까요. >
< 스트뢰이어트 거리 풍경. 아이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
< 기네스 세계기록 박물관 입구. 파란 옷의 신사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사람입니다. 크다! >
< 콩겐스뉘토르 (국왕의 새광장) 주변에는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편히 앉아 쉬고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
< 엘리펀트 퍼레이드 전시가 올해는 코펜하겐에서 열립니다. 도시 곳곳에 250개의 코끼리 조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물감을 뒤집어 쓴 코끼리 >

< 무슨 무늬라고 해야하나요? 조개무늬? 특수무늬 코끼리 >

< 알록달록 코끼리 >
< 똥글똥글한 눈이 인상적인 코끼리 > 
< 뉘하운 17,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술집으로 그 역사가 1700년대라고 하니 우리나라 주막의 모습이 지금까지 남아있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

< 뉘하운의 시가지 풍경.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동화작가 안데르센은 이곳에서 생활하며 여러 동화책을 집필했습니다.  >

< 뉘하운에서 바다로 나가는 관람선. 사람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입니다. >

< 인파를 피해 맞은 편의 한적한 길을 걷습니다. 아기자기한 뉘하운의 건물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

'< 다시 시청으로 돌아 왔네요. 시청의 시계탑에서는 15분마다 종이 울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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